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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Review

아버지의 해방일지

Actruce 2023. 1. 18. 13:29

작가: 정지아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2년 9월 2일

 

목차

 

아버지의 해방일지

작가의 말

 

 

 

나는 원체 베스트셀러 코너를 잘 들여다 보지 않는다. 아니 들여다 보더라도 슬쩍 보고 사거나 읽어볼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12월 어느날 대전 유성 영풍문고에 들러 베스트셀러 코너를 습관적으로 슬쩍 훔쳐 보았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가 원색의 컬러로 나를 유혹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냄새와 몇 장 넘겨본 바로는 빨치산 아버지를 둔 작가의 이야기 같았다.

 

그렇게 얼마 시간이 흐른 뒤, 구독하는 한겨레 신문 (원래 한 달만 읽어보고 끊으려 했는데 작년 여름에 윤석열 당선 이후 신문사가 매우 어렵다는 읍소의 전화 통화를 한 참 한 뒤 일년 구독자가 되어 버렸다. 최근 한겨레 간부가 김만배씨한테 돈을 받아서 대표이사와 전무가 사퇴하는 소동등으로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했고, 기사들도 힘이 많이 빠진 모양새다. 이래저래 계륵 같은 상황임) 의 북 코너에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다시 소개 된 걸 확인했다. 눈으로 한번 보고 북 리뷰에도 올라왔으니 더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어 보였다. 그 날로 학교 도서관 웹페이지에서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검색해 보았다. 역시 최신 베스트셀러인지 2중 3중으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그냥 예약대기 신청해 놓았다. 두 달이 됐든 세 달이 됐든 언젠가 내 차례가 오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3주 정도가 흐르고 1월 초에 예약된 도서가 도착했다는 도서관 알람을 받았다. 바로 빌리러 갔다. 책장 한 구석에 쌓아놓고 일주일 정도를 방치해 놨다. 그러다가 갑자기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점심 때 충남 공주의 커피숍에 들고간 책은 토요일 저녁을 지나 일요일 새벽 4시까지 내 손에 계속 쥐고 있게 되었다. 오랫만에 물건을 낚았다는 느낌이었다.

 

아버지는 말 그래도 빨치산이었다. 해방전부터 빨치산은 아니었고, 뒤늦게 합류한 빨치산이었다. 곡성 지역의 빨치산 위원장을 지냈고 자신의 청춘을 바쳐서 인민해방운동에 투신한 사람이었다. 같은 빨치산 어머니와 인민과 유물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예사롭지 않은 가족이었다. 작가는 어린시절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를 풀어낸다. 티격태격하며 인민운동을 논하는 부모님. 모든 것에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인민해방에 여전히 투신 중인 아버지. 이런 초반의 모습들이 낯설면서 흡입력 강하게 나를 끌어당겼다.

 

40여 페이지가 지나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 후의 이야기들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벌어진다. 장례식에 제일 처음 등장한 박동식씨, 장례식장 대표인 황사장, 작가와 친언니 처럼 지내다 장례식장 주방일은 손수 돕는 떡집 언니, 아버지의 빨치산 동지들, 아버지의 시댁 식구와 어머니의 예전 시댁 식구들, 아버지와 빨치산에 대해 인터뷰 했던 윤학수, 아버지가 자주 가던 오거리의 노란 머리 여자애 그리고 빨치산 활동으로 풍비박산난 가족의 중심에 섰던 작은 아버지까지. 아버지의 장례식을 통해 아버지의 인생을 돌아보면서도 각개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모처럼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소설을 읽은 기분이 들었다. 한번 시작된 독서가 멈추기 어려웠던 경험은 지극히 적은데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그런 경험을 선사했다. 나중에 작가의 조선일보 인터뷰를 보니, 일부 인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작가가 듣거나 아버지로부터 직접 들은 것들을 쓴 것이라고 한다. 작가가 직접 체험하고 들었던 내용들을 담아내서 이야기에 힘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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