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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Review

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

Actruce 2022. 12. 13. 10:33

저자 : 김재완

이래서원

2022.04.28 출시

 

목차

1장 서문 … 9
2장 왜 목회자가 일해야 하나요: 한국교회의 구조와 문화 … 23
3장 왜 목회자는 일하면 안 되나요: ‘이중직’과 목회자 정체성 … 67
4장 일하는 목회자에게 듣다 … 99
5장 목회란 무엇인가, 경계에서 다시 묻다 … 133
6장 나가면서: 일하는 목회자를 통해 발견하는 새로운 가능성 … 171
참고문헌 … 184

 

 

 

유투브에서 우연히 발견한 동영상에 소개된 책이다. 맨 처음에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우리 사회에 흔한 목사이면서 다른 Job 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말한다. 즉, 목회 하는 것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안되서 목회 이외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게 특이한 경우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나라 교회가 발전해 온 양상도 대한민국 자본주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 하는데 소수의 대기업과 다수의 중소기업이 있듯이 교회도 교인이 많은 대형 교회 일부를 제외하고는 교인 100명 이하의 개척교회들이 대부분이다.

 

한국 기독교는 교단과 교회 사이의 느슨한 연결관계를 갖고 있다. 일명 '개교회주의' 라는 것인데 개교회가 모든 행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며 어떤 기관으로부터도 행정적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말로 해석하면 교단은 말단 교회에 어떤 지원도 하지 않고 개교회들은 행정적인 감시나 규제도 거의 받지 않는 다는 것이다. 자칫 자율성이 강하다고 볼수도 있으나 나쁘게 보면 교단이 교회에 해주는 것이 거의 없다는 말이된다. 즉, 대부분의 개척교회 목사들은 교단으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고 신도들의 헌금에 의한 수입이 전부라는 얘기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무리 작은 교회라도 교인이 200~300명은 되는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훨씬 열악했다. 수십 명 수준의 교회들이 많았다. 아래는 책의 해당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교회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합니다. 우리 교단에 교인 출석수 만 명 이상이라는 교회가 27개가 있어요. 우리 교단에 9,000개 교회가 있지 않습니까? 그 상위 10%면 900개 교회 되잖아요. 지금 우리 교단의 전체 교인이 280만 명인가 그렇거든요. 그 상위 10% 교회가 교단 전체 교인의 80%를 차지해요. 무슨 말씀인지 이해되시죠. 하위 90%에 해당하는 8천 개 교회가 20% 교인을 나눠 가지고 있는 거예요. 한쪽으로 쏠려 있는 거죠. 그러니까 수많은 교회들이 교인 수가 30명, 50명, 100명 이하 이런 거예요. 여기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하다는 거죠.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고.... (O, ㄴ 교단 관계자), page25

 

그럼 이들 개척교회의 목사들이 받는 임금 수준은 어떠할까? 이것 역시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목사들은 대개 가정을 꾸리는 것을 권유받는데, 4인 가정이 받는 월급이라곤 150만원 이하인 것이였다.100만원 보다 적은 월급으로 대체 가정을 꾸리고 어떻게 살아가라는 건가? 목회자들은 정식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4대 보험 적용도 안 되고 노동 계약서도 쓰지 않는 다고 한다. 그리고 목사라는 성직자 특성상, 청빈한 삶이 강요되는 것은 물론 돈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금기시되는 문화라고 한다.

 

저도 전임(full-time) 하면서 몰래몰래 알바했었어요. 제가 중소형 교회에 있었는데 충격이었던 게... '아, 사역자들은 월급이 이 정도구나.' 전임하면 서 한 달에 80 받았었어요. 저희 ㄹ 교단은 특히 가난하고 돈이 많지 않아요. 근데 그것도 몰랐어요. 나중에 알았어요. 그때는 너무 무지했고, 신앙이 순진했죠... 그때 담임 목사님 마인드가, '죽으면 죽으리라', '돈 벌면 안된다' 그런 마인드였어요. "80만 원 적을 거야 그걸로 알뜰살뜰 알아서 해." 1년에 한두 번 상여금도 줬었는데, 너무 웃음 나올 정도로 주셨고, 대학원가면 등록금 지원해 준다고 했지만... 지원해 주지 않으셨어요 (R 전도사, 30대, 기간제 교사), page 51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들이 생계를 위해 다른 일들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었다. 같은 교단에 있는 교인 수만명씩 모이는 교회는 왜 이런 소형 교회들에 대한 지원이 없는 것인가? 결국 부익부 빈익빈이 교단 안에서도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럴진데, 목회자들의 공급은 계속 이어진다. 생겨나는 교회에 비해 쏟아지는 목회자들의 수가 줄질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학 대학들이 각자 도생을 위해서 목회자들의 공급을 줄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들에게는 이들의 등록금 수입이 절대적이라고 한다.

 

이런 이중직 목회자들은 주로 시간 활용이 자유롭고 주말에 일하지 않는 파트 타임 일자리를 선호한다고 한다.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에 해당하는 비정규직종은 총 39개로 다음과 같다.

목수, 쿠팡 배달원, 벽독/블럭 쌓기, 외국어 학원 강사, 일용직 청소, 덕트, 차량인도, 홈 케어, 어린이 학습지, 대리운전, 식당설거지, 정수기 판매 및 점검, 은행청원경찰, 생활정보배달, 우유보급소, 학원차량기사, 유아 체육강사, 물류센터, 공장, 막노동, 건설현장 잡부, 토익교재판매원, 신용카드 모집인, 편의점 직원, 고시원 총무, 백화점 판매원, 아파트 관리, 엑스트라 보조출연, 택시 기사, 대학교 학과 조교, 지게차 운전, 종이쇼핑백 만들기, 화분 판매 영업, 무단 폐기물 검사, 지역아동센터 아동복지교사, 상조회사 직원

자영업에 해당하는 직종은 11개로 다음과 같다.

스터디카페 운영, 프랜차이즈 식당 운영, 청소업체 운영, 공부방 운영, 편의점 점장, 푸드 트럭, 과일 행상, 붕어빵 판매, 분식집, 꽃 장사, 옷가게 운영, 목수 공방 운영

 

 

사회 속에 흔히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목사님들이 있을 확률이 낫지 않아 보였다. 낯선 시골 풍경에서도 반드시 하나쯤 있는 교회 십자가가 단순히 낭만적이지만은 않음을 이번 책을 읽고서 알게 되었다. 목회자들도 하루 빨리 노동 계약서를 쓰고 4대 보험에 적용받을 수 있는 환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문학이 죽은 시대에 신학을 전공으로 한 사람들이 목회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길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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