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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Review

소망

Actruce 2024. 4. 6. 15:59

 

지은이 : 박진식

출판사 : 밀알

출판일 : 2014년 10월 23일

 

 

 

 

 

 

 

 

 

 


우연히 유투브를 보다가 예전에 방영한 휴먼다큐가 나왔다. 전신석회화증을 않아서 몸의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항상 누워만 있는 사람이었다. 아주 우울하고 침울한 기운이 느껴질 것 같던 주인공은 나의 예상을 가볍게 짓밟았다.

 

먹을 것이 없어~ (구수한 전라도 순창 사투리로)

 

막내로 귀여움을 가득 받고 자란 진식씨는 아직도 반찬 투정을 한다. 어눌하지만 제법 쏘아 붙이는 말투다. 어머니는 그런 진식씨를 다독여 본다. "사람들 다 그런거 먹고 살어. 별다를게 있냐."

하지만 진식씨는 "먹을 것이 없다니께. 먹고 싶은 것이 없어." 하고 투정을 다시 부린다.

 

아주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마냥 슬픔에 빠져 지낼거 같은 진식씨는 그렇게 세상을 향해서 살아 있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는 것 같았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가정. 배운 것 없었던 아버지는 연탄 배달을 10년, 막일과 청소부로 가정을 꾸려나갔다고 한다. 연탄은 하루에 천장에서 2천장을 배달했는데 한 장당 겨우 3원의 배달료를 받고 일을 했다니 얼마나 절박했을지 짐작이 간다. 덕분에 진식씨는 제대로 종합병원엘 가지 못했다. 몸 상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걸 알고난 몇 년 이후에야 종합병원을 찾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답만 받았다고 한다.

 

온 몸이 석회화 과정으로 딱딱하게 굳어지는 병. 근육 속에 칼슘이 섞여 근육을 조금씩 돌 처럼 만들어 진식 씨는 걸을 수도 앉아서 밥을 먹을 수도 없게 되었다. 간신히 노력으로 설 수 있게 되었고, 자기 용변을 스스로 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을 했다고 한다. 메스컴에 알려지면서 종합병원에서 제대로 된 정밀 검사도 받아보고 했지만, 진식씨의 상태가 호전되거나 하지는 않은 듯 하다. 결국 모진 병마와 싸우다가 지금은 고인이 되셨다고 한다.

 

다만, 시인의 절박한 심정과 고통은 인내하는 과정 속에서 이 시집이 탄생 한 듯 하다. 운문만 있는게 아니라 산문도 섞여 있는 이 시집의 제목은 소망이다. 하루라도 온전한 신체의 자유를 느끼고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느껴 보고 싶었을 시인의 갈구함이 느껴지는 제목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로 유년 시절의 기억이 멈춰선 성인. 알지 못하는 이유로 온 몸이 굳어갔을 시인의 절규가 베어 있는 시집이다. 다만 온전히 시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읽은 것은 아니기에 기회가 닿는다면 시집을 구매해서 한번 두고두고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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