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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을 팔다. 어른 아이를 지우다. 본문
2017.5.1
어머니는 큰 맘 먹고 고등학교 졸업 선물이자, 대학 입학 선물로 망원경을 사주셨다. 그 때만 해도 내 꿈이 천체물리학자였으니 어쩌면 가장 잘 어울리는 선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동해 집엔 아파트 옥상에 오르면 별들이 잘 보였다. 무거운 마운트와 경통을 낑낑거리고 싣고 올라 보면 토성, 목성은 그 시절 내 머리를 환기시키는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덕분에 다른 아이들이 대학교에 펜티엄을 사들고 와서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 나는 집에 있던 구식 486 컴퓨터를 들고와야 했다.
이 차이가 출발점의 다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저 시작이 조그 달랐을 뿐...
정작 대학들어와서 집에 가끔 갈때마다 드문드문 밤 하늘을 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도 희미해 졌다. 그냥 갖고 있는 것이었지, 내가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아무리 내것이라도 아끼고 가꾸어 주어야 되느데 그러질 못했다. 한번 펴봐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무관심하게 흘려보내 시간이 10년이 넘었다. 재작년 오랫만에 꺼내본 망원경의 상태는 심각했다. 렌즈에 곰팡이가 폈다. 렌즈를 분리해 곰팡이를 씻겨냈는데, 씻어도 렌즈 내부에 핀 곰팡이는 지울 수가 없었다.
오랫동안 방치해 놓은 내 잘못이었다. 미안했다. 중간에 나는 망원경을 팔아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엄마는 반대했다. 아마도 거금을 들여 산 망원경을 쉽게 팔면 안 된다고 생각하신거 같다. 나름 과거의 꿈을 지켜갔던 물건이었으니 엄마도 그냥은 팔기 싫으셨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동아리 활동도하고 이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연락은 갑자기 찾아왔다. 팔고자 결심한 뒤, 몇 차례 연락이 오다가 다시 업데이트를 하니 바로 연락이 온 것이다. 원주에 사는 분이었는데 저녁에 도착한덴다. 낮에 이것저것 할 일이 있었으므로, 외출 전에 팔기 위하 준비를 해야 했다. 경, 위도 조절 장치들을 떼어내고 나르기 좋게 보조 망원경통도 떼 내었다. 뭔가 20년간 갖고 있던 녀석이라 마지막까지 팔기 섭섭한 마음이 있었던거 같다.
저녁이 찾아왔고, 찾아온 분은 나이가 지긋한 분이었다. 밤이라 어두웠으므로,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접선 하듯이 홈플러스 주차장에 가서 경통과 마운트, 부품들을 꺼내 놓았다. 중고 값을 받고 제품을 넘겼다. 나는 마지막까지 아쉽다는 얘길 했다.
잘가! 내 망원경...
단순한 중고거래가 아니었던지 팔고 집으로 돌아와 아파트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하늘을 한번 쳐다봤다.
과거의 과학자를 꿈꾸었던 나느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이 녀석이 팔림과 동시에... 어른 아이 같던 모습도 지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겐 뭔가 새로운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나와 새로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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