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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2021/5/21 - 에이바우트커피, 제주->청주 본문
숙소를 나와 고산동산 정류장 앞에 있는 에이바우트 커피를 찾았다. 어제 간 곳은 제주소방서 맞은편이었는데 마침 근방에 또 다른 에이바우트가 있어서 일부러 다른 곳으로 갔다. 어제 먹었던 뱅쇼 맛을 잊지 못해서 뱅쇼를 시키고 플레인 베이글을 시켰는데, 아침엔 베이글이 무료 추가로 된다고 했다. 호 이런 호재가! 가격도 착하고 매장도 넓고 편리해서 대전에도 빨리 이런 카페가 생기면 좋을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알바하는 분이 이쁘기도 했고, 손목에 문신이 있었는데 인상적이었다. 나도 문신이나 해볼까? 어제 이중섭 문화거리에서 팔찌를 팔았는데 하나 사서 차고 다니고 싶었다. 가끔은 장신구가 나를 보호해 줄거라는 믿음이 들때가 있다.
이번 여행은 완전히 즉흥적으로 이루어졌다.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한창 학기 중에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부랴부랴 제주행 비행기를 알아보고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알아보고, 행선지를 정하고 모든게 급작스러웠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다행히 날씨는 대체적으로 매우 좋았다. 어제 오전에 비가 온 것을 빼면 비가 온 적도 없었고, 한 여름 같이 덥거나 습하지도 않아서 여행하기에는 최적의 날씨였던 것 만은 틀림없다. 다만 렌트비가 너무 올라 차를 타고 편하게 다니는 여행은 아니었다. 덕분에 제주 버스 시스템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고, 생이기정 바당길 같은 올레코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서귀포 항을 어제 방문했을 때 문득 2016년에 스쿠버 다이빙 오픈워터를 배우러 왔을 때가 기억났다. 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지인과 같이 왔었는데 항에 도착하자마자 그 때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납 조끼를 입고 산소통을 짊어지고 요트에 올라 저 앞에 밤섬이나 문섬에 가서 20미터 가까이 바닷속을 헤엄치던 그 때 기억말이다. 자유롭게 행동했던 그 때와 너무도 얼어붙어 버린 지금의 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신감 결여이겠지. 미래에 대한 불안은 내가 어떻게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자신감 결여는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하는가?
숙소를 나오며 어제 밤에 새로 들어온 옆방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여행 잘하라고 인사를 하고 왔다. 방에서 자다가 얼떨결에 대답하던 그 친구의 모습. 어젯밤에도 얘기 좀 나눠보려 했더니 방문을 닫고 안에서 그대로 자버렸고, 오늘 아침에 차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으나 선의의 제안이 오히려 그 친구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접었다. 결국 그 친구에게 이런저런 여행 팁을 공유하고 얘기를 나누고 싶었던 내 작은 소망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 친구의 여행방식이 그러면 그런 것이다. 언젠가 스스로 다른 여행객들에게 다가가 길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러길 바란다.
어쩌면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 지금 나의 모습은 그 친구처럼 닫겨져 있고, 스스로 여러 사람들이 내민 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길 속에서 답을 찾고 사람들 속에서 너가 원하는 여행 정보를 얻고 또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느끼고 이용하여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디뎌 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확실히 막가파식은 아닌거 같다. 몸이 이끄는대로 생각이 닿는대로 몸을 맡겨 보자는 식으로 대책없이 시작해본 적도 있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흐르고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면 초조해 지기 시작한다. 어쩔 땐 아무것도 결정못하고 우물쭈물하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는 날 원망하기도 하면서 갑자기 우울해 지기도 한다. 이번 버스여행에서 처음 이틀 동안은 제주도 버스 정보를 활용할 줄 몰라 우왕좌왕했고, 또 그렇게 안타까워 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었다. 어디로 어떻게 갈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난 뒤에는 포기해야 하는 곳은 과감히 포기하고 가야할 데를 머리속으로 대충 그려놓고 움직이게 되었다. 물론 계획한대로 다 되지도 않고 여행 중간에도 선택의 순간들이 찾아왔었다. 하지만 목적지와 방향 설정을 정확히 해 놓은 다음에는 비로서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
나의 인생의 항해도 이번 제주도 여행과 다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략적으로 이렇게하면 이렇게 되겠지하고 기대감까지 실어서 계획한 것들은 만족감을 주는 경우가 없었다. 안타깝지만, 눈물날 정도로 철저히 알아보고 계획하고 다시 점검해 본 것들은 비록 과정은 힘들었으나 대체적으로 만족스런 결과를 주었다. 막연한 기대감에 편승하지 말고 확실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나만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나만의 최선의 방법임을 이번 여행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안녕.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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