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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Review

시시콜콜 네덜란드 이야기

Actruce 2023. 1. 29. 18:06

지은이 : 벤 코츠

옮긴이 : 임소연

출판사 : 미래의창

출판일 : 2016년

 

목차

들어가며
프롤로그 / 네덜란드 사람 다 된 영국인

제 1장 어디에나 물, 물, 물 - 풍차와 기후 변화 그리고 물과의 전쟁
제 2장 종교적 분리 - 카니발, 가톨릭 그리고 스페인과의 전쟁
제 3장 황금시대 - 제국과 노예제도, 암스테르담의 대두
제 4장 폭격과 잿더미 - 나치, 네덜란드를 폐허로 만들다
제 5장 토털풋볼 - 페예노르트, 아약스 그리고 네덜란드의 자랑
제 6장 마스 강의 모스크 - 이민, 이슬람 그리고 살인
제 7장 무엇이든 괜찮아 - 섹스, 마약, 그리고 관용의 전통

에필로그

 


2022년 4월에 쓴 글을 티스토리에 옮겼다. 네덜란드의 훌륭한 복지 시스템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아울러 네덜란드의 넘치는 자유가 마약 같은 사회문제도 수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2014년 KBS에서 방영한 <부국의 조건>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유연근무를 사회에 정착시킨 네덜란드를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그런 연유로 이 책이 다시금 생각나게 되었다. 유연근무가 정착되려면 자신의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는 노동자와 조금 더 많은 파트타임 근로자를 풀 타임 근로자와 동등한 위치에서 고영하려는 경영자, 그리고 정부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네덜란드와 같이 높은 수준의 복지망이 확대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인거 같다. 우리나라는 다시금 1960년대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인데, 다시 정신 차려서 이런 사회를 이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 내용은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과연, '복지천국'

 

최근 네덜란드에 정착한 이민자로서, 나는 네덜란드의 진보적 가치관이 가져온 가장 놀라운 결과는 네덜란드의 관대한 복지체계와 고용체계라고 생각한다. 영국인에 비해 네덜란드에서는 고용주가 직원의 통근 기차 요금을 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대출을 받아 자가 주택을 마련한 이들은 상당한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리고, 상대적으로 부유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정부 보조금이 나오는 공공지원주택에 살고 있다. 집값도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로테르담 같은 도시의 변두리 지역에서는 약 5만 유로면 꽤 괜찮은 아파트를 살 수 있어 20대 초반에 자기 집을 소유한 사람들도 많다. 네덜란드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로테르담 시청에 거류증을 등록하러 갔을 때, 친절한 공무원은 만약 내가 직장을 잃거나 아이를 낳는다면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실직한 이들은 정부로부터 후한 실업급여에 더해 휴가비를 충당할 만큼의 특별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다. 내 친구 중 하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다음 일을 시작하기 전 인도네시아로 휴가를 떠났는데, 그 한 달간 자신이 '실직' 상태로 분류되어 전 직장에서 받던 월급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돈을 실업급여로 받았다. 실직한 네덜란드 남자가 정부에서 나온 수당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매춘부를 찾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직장을 가지고 있는 내 친구들도 보면 그다지 일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평균적으로 네덜란드인의 근무시간은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인 1주일에 27시간 미만으로, 네덜란드인은 영국인에 비해 하루 1시간 이상을 적게 일했다. 또한 성인 중 50퍼센트 이상이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한다. 나는 1주일에 32시간 근무하며 한 달 월급을 제대로 받는 사람도 여럿 알고 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서, 사람들은 내가 사무실에서 일주일에 5일을 일하는 정규직이라고 말하면 깜짝 놀란다. "그럼 취미 생활은 언제 하나요?"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한 아르바이트생은 놀란 표정으로 내게 이렇게 물었다.

 

이방인의 눈에는 이상하게만 보이는 이런 점에 대해 네덜란드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면, 나는 네덜란드인이 생각하는 나라의 역할이란 영국인이 생각하는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네덜란드인 중 정부를 권위주의에 찌들었거나 무능한 존재라고 보는 이는 별로 없다. 네덜란드인에게 정부란 주기적으로 용돈을 주고 자녀를 돌봐주는 다정한 삼촌 같은 존재였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부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후한 정부의 보조를 기대하고 부끄러움 없이 그런 기대를 이야기한다. 영국에서 실업급여는 불명예스럽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성공한 30대들이 모인 한 파티에 갔던 날, 사람들은 그들이 함께 알고 있는 한 친구가 겪은 일에 공분을 표했다. 그 친구는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장을 그만 두었는데, 실직 상태에서 재정문제 때문에 아내와 함께 계획하고 있었던 임신과 출산을 미루게 되었다는 것이다. 누군가 "그가 더 큰 집을 구하고 아기를 가질 수 있게 정부가 수당을 더 줘야 한다" 고 말하자, 모두 그의 의견에 동조했다.

 

자녀가 있는 네덜란드인은 더욱더 큰 혜택을 받는다. 자녀를 가진 부모는 유치원, 교재비를 충당할 만큼 후한 육아수당과 의료보조금, 주택보조금을 받는다. 또 적어도 평일 중 하루는 아이들과 보내기 위해 일부러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부모도 많다. 자녀 나이가 어린 경우, 더욱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최근 첫아이를 낳은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였다. 자리에 앉아 이런 날이면 전통적으로 먹는다는 화려한 색깔의 설탕을 뿌린 비스킷을 먹고 있는데, 붉은 볼에 살집이 상당한 낯선 여인이 파란 옷을 입고 갑자기 들어와 부엌을 치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놀란 표정을 지으니 친구가 설명해줬다. "놀라지마. 정부에서 보내주는 간호사야." 병원에 있는 동안 극진한 관리를 받고, 나온 후에는 후한 육아수당을 받음에도 혹시라도 그 간극이 크다고 느낄까 봐 정부가 보내주는 유모 혹은 가정부인 셈이었다. 이런 모든 배려 때문일까, 내가 만났던 네덜란드의 아이들은 항상 작은 왕자님처럼 대우받은 사람이 보이는 행복감과 자신감을 발산하며 늘 밝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물론 이런 관대함에는 대가가 따른다. 네덜란드에서 보낸 첫 한두달, 나는 새로운 터전에 꽤나 만족하고 있었다. 첫 월급명세서를 받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작은 쪽지를 들여다보며 나는 내 월급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매달 세금으로 빠져나가고, 그 나머지 금액 중 상당 부분도 건강보험료로 나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각종 세금과 보혐료, 요금 등을 떼고 나면 월급의 3분의 1 정도가 남아 그것으로 먹고 살아야 했다. 네덜란드의 의료, 교육, 복지혜택을 한 번도 못 본 데다 자녀도 없고 차도 없던 내게 이는 조금 가혹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 네덜란드 친구들과 동료들은 기꺼이 이를 지불했다. 영국에서 일할 때 월급날이면 국세청을 빌어먹을 도둑놈들이라 욕하는 소리가 사무실 여기저기서 들렸던 반면, 연봉 5만 5천 유로 이상의 소득에는 52퍼센트라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네덜란드에서는 그런 불평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소득 수준이 상당히 높은 내 친구 중 하나는 "정부는 세금으로 많은 돈을 떼어가지만 그만큼 많은 걸 도로 내 통장에 꽂아 준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와 같이 생각했다.

 

네덜란드식 정부방침의 가장 놀라운 점은 그게 실제로 먹힌다는 데 있었다. 사회적 진보주의와 재무적으로 관대한 정책이 결국 매드맥스 스타일의 재난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 보수적인 영국의 정치인과 몇 년 일했던 내게 섹스와 마약, 그 외 모든 것을 허용하는 극단적인 관용이 네덜란드에 그 어떤 악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거의 모든 사회 측면에서 네덜란드는 이웃 유럽 국가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럽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 네덜란드는 그 인구에 비해 살인과 이혼, 혼외자식 출생이 적었다. 영국이나 독일에 비해 네덜란드인은 더 부유했고 건강했으며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았고, 더 오랜 수명을 누리고 일은 더 적게 할 가능성이 높았다. 2007년, 유니세프는 선진국 21개국 중 네덜란드가 아이들이 살기 가장 좋은 나라라고 발표했다. 이 나라에 산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한번도 노숙자를 본 적이 없다.

 

네덜란드에는 다른 나라에서 흔히 발생하는 위협이나 공격행위도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영국의 여러 도시에서 살며 나는 어느 정도의 경범죄와 반사회적 행동에 익숙해져 있었다. 어느 대도시를 가도 해가 진 다음에는 절대 가서는 안 되는 동네가 있었고, 경찰차 사이렌 소리도 24시간 들렸다. 런던에서 퇴근 후 늦은 밤, 집까지 운동 삼아 뛰어가다 십대 무리 앞을 지날 때면 그들은 먹던 감자튀김을 내게 던지거나 욕을 해댔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네덜란드 도시는 영국의 정반대 같아 보였다. 네덜란드 도시에서는 해가 저문 이후에도 아이들이 거리에서 뛰어놀거나 도로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아이들이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네덜란드 도시는 안전하고 관대하며 예의 바르다. 다소 범생이 같이 보이는 네덜란드의 십대들은 언제나 예절 바르고, 낯선 이에게 먹던 감자튀김을 던져 낭비하는 일 따위는 생각하지도 못한다. 밤에는 결코 혼자 걸어서는 안 되는 지역 같은 것도 없다. 내가 살던 집 근처 공원은 깜깜한 한밤중에도 조깅하는 여자들로 넘쳐났다. 지난 몇 년 동안 술을 마시러 바에 열심히 들락거렸지만 나는 한 번도 사람들이 치고받으며 싸우는 것을 본적이 없다. 킹스데이나 카니발 기간에는 흥청망청하는 이들이 하나님이 무섭지 않나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하이네켄을 마셨지만 경찰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날에도 경찰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로테르담의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사는 은퇴한 노부부도 취객이나 따분해 죽겠는 십대가 꽃을 훼손할 것이라는 걱정없이, 집 앞 자그마한 앞뜰에 나팔수선화나 튤립을 심었다. 네덜란드에 사는 동안 심각한 범죄 소식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물론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네덜란드에는 자전거 도둑이 많았고, 낙서와 쓰레기도 흔한 골칫거리였으며 종종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한밤중 거리에서 시끄럽게 떠들었다. 확실히 금요일 밤 암스테르담은 결코 에덴동산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네덜란드식 규칙은 비현실적이면서도 효율적이었다. UN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행복한 나라라고 한다. 그렇게 되는 데 관용적으로 태평한 이 나라의 문화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천국. But, 네덜란드가 당면한 문제들...

- 회색지대 : 마약에 대한 관대한 접근

- 사소한 규칙의 나라

- 진보주의의 죽음

- 자유로운 성(性)

- 죽을 권리 : 안락사법

- 불확실한 미래 : 복지국가 체계에 대한 변화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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